사회·국제

네팔 대홍수, AI 얼굴인식까지 동원된 이유…DNA 신원 확인 왜 늦어지나

2026년 8월 26일 네팔 보테코시강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 이후 희생자와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네팔 경찰은 해외 거주 가족을 포함한 실종자 가족에게 DNA 프로파일 제출 방법까지 별도로 안내하며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수습되는 희생자의 수에 비해 신원이 확인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점이다.

9월 11일 보도 기준으로 수습된 시신과 유해 1,377구 가운데 신원이 확인돼 가족에게 인계된 경우는 102구로 전해졌다. 약 7% 수준이다. 이후 네팔 경찰은 9월 12일 기준 수습된 시신 수가 1,384구까지 늘었다고 발표해 전체 숫자는 계속 변하고 있다.

왜 신원 확인이 이렇게 어려운가

가장 중요한 수단은 DNA 검사다.

하지만 홍수에 휩쓸린 뒤 오랜 시간 물과 진흙에 노출되거나 훼손된 유해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DNA 시료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네팔 당국은 경우에 따라 치아나 뼈에서 시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실종자 가족에게도 혈액 또는 DNA 프로파일 제출을 요청하고 있다.

검사 물량 자체도 크다. 대규모 재난 직후 짧은 기간에 많은 시료가 몰리면서 현지 법의학 인력과 검사 시설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보조 수단으로 등장한 것이 AI 얼굴인식 기술이다.

AI 얼굴인식 ‘FaceTagr’는 무엇을 하나

네팔 현지 매체 Kathmandu Post에 따르면 FaceTagr라는 시스템은 실종자의 평소 사진과 재난 이후 확보된 사진·영상 속 얼굴을 비교한다.

AI가 수많은 기록 가운데 일치 가능성이 높은 후보 5~10명을 먼저 좁혀주는 방식이다. 실종자를 찾는 가족은 이름, 나이, 성별, 마지막으로 확인된 장소, 특징과 사진 등을 등록할 수 있다.

운영진 설명에 따르면 약 500명의 실종자가 시스템에 등록됐고, 약 90건에서 잠재적인 신원 일치가 확인됐다고 전해졌다. 다만 이 숫자를 AI가 90명의 신원을 공식 확정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기술이 찾아낸 후보는 가족과 경찰 등 관계 기관의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AI가 DNA 검사를 대신할 수 있을까

현재 상황에서는 어렵다.

얼굴인식은 비교할 수 있는 얼굴 특징이 남아 있어야 한다. 시신이나 유해의 상태가 심하게 훼손된 경우에는 AI가 분석할 얼굴 자체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네팔 경찰도 기술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지만, AI로 식별하기 어려운 사례가 많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DNA는 외형만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가족의 유전정보와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공식 확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현재 FaceTagr 같은 AI 기술의 역할은 DNA를 대체하는 최종 판정 시스템이라기보다, 수많은 후보 가운데 확인할 대상을 빠르게 좁히는 보조 도구에 가깝다.

디지털 기술이 재난 대응에 들어오는 방식

이번 네팔 홍수에서는 얼굴인식만 사용되는 것도 아니다.

도로와 교량이 파괴된 지역에는 드론이 식량과 의약품을 운반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의 수색과 물자 수송에도 활용되고 있다. Reuters는 네팔군이 일부 지역에서 드론을 이용해 하루 여러 차례 구호 물자를 운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해외의 자원봉사자들도 온라인에 공개된 실종자 정보와 사진을 비교해 가족의 수색을 돕고 있다. 기술, 온라인 커뮤니티, 전통적인 DNA 감식이 동시에 동원되는 셈이다.

정리

네팔 대홍수에서 AI 얼굴인식이 등장한 이유는 DNA 검사가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확인해야 할 실종자와 유해가 너무 많고 기존 감식만으로는 처리 속도가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AI는 후보를 좁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얼굴이 훼손된 경우에는 한계가 크고 최종 신원 확인에는 여전히 경찰과 법의학 절차, DNA 비교가 중요하다.

재난 현장에서 AI가 실제 사람을 찾는 데 쓰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AI가 희생자의 신원을 자동으로 알아낸다’고 표현하기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

출처 링크

네팔 경찰 DNA 검사 안내

Kathmandu Post — FaceTagr 보도

연합뉴스 — 네팔 신원 확인·AI 얼굴인식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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